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모티브, 소재, 테마)
스토리 발상에서 시나리오까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스토리 발상에서 시나리오까지는 먼저 모티브 그다음에 소재, 테마, 스토리 플롯, 구성, 시나리오라는 작업을 거치면서 뼈대가 만들어집니다. 스토리 발상은 언제 시작되나요? 먼저 발상에 필요한 동기, motive가 필요합니다. 작품을 쓰고 싶은 생각이 된 원인이나 동기가 있어야 하죠. 언젠가 제가 운전을 하고 가고 있는데 라디오에서 아마존의 특별한 개구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개구리 세계가 있는데, 저음으로 낮은음으로 우는 개구리가 가장 힘이 센 개구리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들 중에 이성에게 구애를 하는 시즌에는 저음의 수컷 개구리 소리가 울려 퍼진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바로 저는 서로 저음을 경쟁해서 내려고 성악 레슨을 받는 개구리의 이야기가 막 머릿속에서 생각이 나서 얼른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애니메이션 스토리를 작성한 적이 있죠. 또 얼마 전에 파란색 물건만 수집하는 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 새의 이름은 새틴 바우어 새틴 바우어 새인데요. 이 새는 부지런히 자기가 수집한 물건을 가지고 암컷에게 구애하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특이한 점은 무조건 파란색의 물건만 줄기차게 모은다는 거예요. 이 새의 몸통도 파란색이거든요. 그리고 눈은 짙은 푸른색이고 깃털도 검푸르고 굉장히 화려해요. 그런데 자기처럼 파란 물건만 보면, 파란 꽃이든 깃털이든 유리조각이든 단추, 열매. 닥치는 대로 모아놓는 것이죠. 그리고 새틴 바우어 새는 매일 아침 자기 자신이 수집해온 것들을 검사해서 색이 변했거나 시들거나 상한 것이 있는데, 파란색이 아니면 그걸 다 버리고 새것을 찾아 보충한다고 합니다. 이 새를 주인공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은 동기가 막 생기지 않나요? 개구리의 눈은 색상을 볼 수 없어서 개구리가 본 세상은 회색빛이에요. 그렇지만 움직임에는 민감해요. 그래서 작은 것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잡을 수 있죠. 파리, 잠자리 같은 이런 곤충들 또한 움직임에 아주 민감하죠. 낱눈이라고 하죠? 수만 개의 낱눈들로 이루어진 겹눈을 가지고 있어요. 이 낱눈을 통해 움직임 인지하는 거죠. 또한 뱀의 눈은 먹잇감의 체온을 눈으로 볼 수 있죠. 사람들이 이 원리를 이용해서 열기를 포착할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만들었잖아요. 또한 시야가 넓은 바닷속에 물고기는 양옆에 눈이 있어서 좌우 270도까지 볼 수 있어요. 사람보다 8배나 뛰어난 매의 눈도 있죠. 그러니까 사람이 보는 눈이 전부가 아니라 이 세상에는 다양한 눈이 있어요. 만약 이들이 슈퍼 히어로 캐릭터로 탄생된다면,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까요? 이 외에도 저는 작품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된 어떤 원인이나 동기가 되는 이야기를 아주 많이 알고 있고 그 얘기를 들을 때마다 '이거로 뭐 만들면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UP'이라는 게 있었죠. 이 'UP'의 모티브가 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요. 어느 한 마을에 재건축 공사를 하게 되었는데요. 할머니 혼자 사시는 분이 계셨어요. 돈을 많이 주겠다고 제안을 해도 절대 이 집을 팔지 않겠다고 하셨대요. 몇 번을 가서 설득했는데도 '나를 좀 내버려 두라' 이런 거죠. 할 수 없이 할머니 집을 둘러서 집을 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사 책임자는 할머니의 집에 들어오는 채광까지 계산하여서 시공을 하고 또 할머니의 집과 빌딩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도록 공사를 한 거예요. 그래서 하나의 장관을 만들게 되었어요.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공사 책임자는 지극정성으로 할머니를 챙겼고 그 결과,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공사 책임자에게 집을 유산으로 남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영화 'UP'이 만들어졌습니다. 어릴 때 다들 한 번쯤 꿈꿔 봤던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예죠. '월-E'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죠. 블루스카이의 애니메이션이에요. 이 '월-E'는 쓰레기로 가득한 세상을 배경으로 한 로봇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황폐화된 지구에서 청소를 명령받고 홀로 월-E가 남아있게 되죠.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구에서 쓸쓸한 날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지구탐사로봇인 이브가 나타나고 그 만남이 가져오는 변화가 이 이야기의 전환점이 되는 영화입니다. 앤드류 스탠턴 감독의 인터뷰를 한번 본 적이 있는데요. 로봇에게 사람의 감성을 느끼고 행동하도록 만들어야 해서 고민을 엄청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야구장에 놀러 갔대요. 야구장에 놀러 가서 왜 멀리 있는 걸 보려면 망원경을 가지고 보잖아요. 그래서 망원경을 이렇게, 이렇게 조작을 하다가 망원경으로 해보니까 '이렇게 하니까 기쁨을 표현할 수도 있고 이렇게 하니까 슬픔을 조정할 수도 있겠구나?' 이런 걸 터득하게 된 거죠. 바로 이것이 캐릭터가 될 수도 있고 감정이 조절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월-E에 그런 모양을 합성해서 사용한 거죠. 이렇듯 일상의 생활이나 신문 기사, 뉴스. 저는 라디오에서 참 많이 들어요. 어린아이의 행동. 한 4살짜리 어린아이가 있어 봐요. 참 이상한 행동 많이 하잖아요. 아니면 또 책의 내용 등에서 이런 새로운 발상을 해서 출발할 수 있습니다. 상상. 상상과 발상은 어떻게 다를까요? 상상은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이고 발상은 생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위해서 의도하는 대로 이미지를 계획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발상의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발상은 기존의 것과 차별되는 새로운 것이라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알고 있는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가 모르는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항상 열린 마음으로 잘 관찰하고 또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보는 방법 또 낯설게 보는 좋은 발상 훈련이 그런 것들은 될 수 있어요. 미야자키 감독은 발상을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가 곧 모든 창작의 시작이 되죠. 보통 애니메이터들은 발상의 단계에서는 글보다 그림, 손이 먼저 움직이죠. rough, 거칠게 스케치 식으로 그리면서 그림을 도구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이미지 보드라는 것을 그리기도 합니다. 이미지 보드는 말 그대로 이미지가 담긴 그림으로써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새로운 발상으로 떠오른 이미지를 시각화하기 위해서 그림이라는 수단을 이용해서 해결한 것입니다. 그래서 디즈니의 경우에 최초 스토리를 공유할 때 글을 써서 공유하지 않고 이미지를 그린 그림들을 벽에 붙여놓고 서로 공감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스토리를 피칭한다고 하거든요. 이는 애니메이션이란 매체가 추구하는 결과물의 형태가 최종적으로 시각적 성질을 가진 화면이기 때문입니다.
애니메이션의 소재
소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어요. 앞서 motive, 동기를 중심으로 관련된 자료를 수집해야 됩니다. 소재는 우주 탐험이나 마법, 경찰, 사이보그 등 모든 것이 소재가 될 수 있어요. 그러나 그걸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재조명하여서 일관성 있게 풀어나가야 하는 거죠. 앞서 말한 'UP'이라는 애니메이션에서는 모험이라는 소재를 선택했어요. 남미의 미지 세계에 대한 탐험이에요. 똑같은 소재나 아이디어라도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픽사에서의 '벅스 라이프' 개미를 주인공으로 했죠. 또 PDI에서는 '개미'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는데요. 그 두 개를 보면, 둘 다 개미라는 소재를 사용했지만, 이야기가 완전 다른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고요. 또 캐릭터와 세계관도 다릅니다. 또한 사랑이란 흔한 소재로도 오늘도 이메일 많은 사랑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고 있죠. 영화에도 굉장히 많아요. 애니메이션에도 미녀와 야수와의 사랑, 공주와 도둑과의 사랑. 공주와 도둑과의 사랑은 뭐죠? '알라딘'이죠. 또 인어와 왕자님의 사랑, 그건 뭐죠? '인어공주' 또 언니와 동생, 즉 자매간의 사랑도 있죠. 같은 사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아주 다른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습니다. 이 스토리를 믿게 만드는 데는 조사가 필요합니다. 드림웍스의 제작진들은 '이집트의 왕자'를 만들기 위해서 전부 이집트 하고 중앙아시아에 갔다 왔대요. 책과 사진을 통해서 조사할 수도 있지만, 어떤 것도 실제 경험을 대신할 수는 없죠. 그 현장에서의 냄새, 소리 그리고 빛의 변화 등 전체 분위기에 대한 인상은 오랫동안 지속됩니다. 그러한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다 담아오는 거죠. '니모를 찾아서'의 제작진은 재미있게도 모두 스쿠버다이빙 레슨을 받아야 했대요. 바닷속의 세상을 만들 것인데, 직접 가보지 않으면 어떻게 만들겠느냐. 그러한 좋은 라세터의 명령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실제로 레슨을 받았대요. 레슨을 받고 스쿠버다이빙을 해서 바닷속에 다 가봤는데, 정말 그 후로 자기네 생각이 달라지고 넓어졌다고 하더군요. 상상력을 아무리 발휘하더라도 역사적인 사건을 다룬다면, 세부 사항을 합리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역사의 고증을 통해서 탄탄한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바다의 생물과 하늘의 생물이 융합된 새로운 캐릭터에 관해서 스토리를 쓰고 싶다면, 생물 화보집을 보면서 실제 바다와 하늘의 생물에 대한 자료를 수집해야 탄탄한 캐릭터와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겠죠. '아바타'에 등장했던 숲 속의 생물들은 실제로 바다에서 볼 수 있는 생물들을 숲으로 옮긴 것이라고 하더군요. 이러한 정보를 얻기에는 인터넷도 좋은 정보의 원천지가 되죠. 가끔 학생들은 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자기가 단지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만 스토리를 만드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건 잘못된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모티브가 생겼고 그 소재를 찾으려면, 열심히 그때부터 연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만약 경찰이란 소재를 본질이라고 생각한다면 이 경찰을 어느 측면에서 볼 것인가 떠오르겠죠. 경찰의 생활, 경찰의 친구, 경찰이 하는 일, 인간관계, 취미, 사랑, 가족. 이런 것들이 모두 이면으로 작용이 되겠죠. 할리우드의 영화는 상상을 초월한 것이 많아요. '주토피아'도 그렇죠. 어떻게 네 가지의 세계를 한꺼번에 가져올 생각을 했는지 저는 참 존경스러워요. 보통 저 같으면 밀림과 눈의 나라는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선입견이 있는데, 그 애니메이션은 보니까 굉장히 자연스럽더라고요. 사실 저런 세상이 있으면 정말 '살아보고 싶다. '라고 저는 생각했어요. 여러분은 안 그랬어요? 너무 스펙터클한 장면들을 보여줘서 '왜 그들이 붙어있어야 되는 거야?' 하면서 반박할 여유도 없었던 거 같아요. 이렇게 무엇이든 애니메이션의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가능성이 있어요. 그러나 재조명하고 극대화하는 것은 여러분의 역량이죠. 그래서 공부가 필요합니다.
애니메이션의 테마
그다음에는 자기 애니메이션의 테마를 결정해야 됩니다. 작가가 작품을 쓴 목적이 무엇인지 작가가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결정해야 됩니다. 여러분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이죠. 그리스어에서 파생된 단어인 테마는 의미상 라틴어에 뿌리를 둔 전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테마는 1막에서 맨 처음에 드러나야 하죠. 테마와 관련된 핵심 아이디어에 대한 첫 진술이 그때 이루어져야 합니다. 여러분이 관객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강렬하고 효과적인 상황을 통해서 전달시켜야 하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는 부분이죠. 작가의 가치관이나 시각을 잘 드러내게 하는 부분입니다.
'애니메이션 기법, 영화 특수효과, 애니메이션 효과 연구, 애니메이션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광고 분야 스토리텔링 (0) | 2022.07.31 |
---|---|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광고 분야에서 활용 사례 (0) | 2022.07.31 |
애니메이션을 위한 스토리텔링 (0) | 2022.07.30 |
애니메이션 스토리/플롯, 구성, 시나리오 (0) | 2022.07.30 |
애니메이션 다양한 기법(타입랜스, 픽실레이션, 불릿 타임, 로토스코핑 기법) (0) | 2022.07.30 |
댓글